담배값 1만원 시대 오나, 정부 인상 공식화
2015년 이후 11년째 4,500원에 묶여 있던 담뱃값이 1만 원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국민 건강 증진을 명분으로 담뱃값 인상을 포함한 강력한 금연 정책 추진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정부, '제6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발표

보건복지부는 2026년 3월 27일,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제6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2026~2030)'을 심의·의결했다. 이 계획에는 '모든 사람이 평생 건강을 누리는 사회'라는 비전 아래 건강수명 연장과 건강 형평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 과제가 담겼다. 특히 주목받는 부분은 단연 담배와 주류에 대한 규제 강화 방안이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건강수명을 73.3세로 늘리고, 소득 상·하위 20% 간의 건강수명 격차를 7.6세 이하로 줄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최근 건강수명이 2년 연속 감소하며 9년 만에 70세 밑으로 떨어지고, 소득 수준별 격차도 벌어지는 등 관련 지표가 악화된 것이 이번 종합계획 수립의 배경이 됐다.


OECD 평균 수준으로 인상, 1만 원대 육박 가능성

이번 종합계획에서 가장 강력하게 추진되는 부분은 금연 정책이다. 정부는 담뱃값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에 근접하도록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3년 기준 OECD 국가들의 평균 담뱃값은 9,869원으로, 현재 4,500원인 국내 담뱃값이 1만 원에 가깝게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이 국제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금연 정책이며, 특히 저소득층과 청소년의 흡연율을 낮추는 데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가격 정책을 통해 2030년까지 성인 남성 흡연율을 현재 28.5%에서 25.0%로, 여성 흡연율은 4.2%에서 4.0%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담뱃갑 광고 금지 등 비가격 규제도 병행

정부는 담뱃값 인상과 더불어 강력한 비가격 규제도 함께 추진한다. ▲가향 물질 첨가 금지 ▲전자담배 흡연 전용 기구 광고·판촉 금지 ▲모든 담배 제품에 동일한 디자인을 적용하는 '광고 없는 표준 담뱃갑(플레인 패키지)' 도입 등이 검토되고 있다. 또한, 담배의 제조부터 유통, 판매까지 전 과정을 추적하는 시스템 도입도 추진될 예정이다.

이러한 전방위적 규제는 청소년과 청년층의 흡연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학교 밖 청소년이나 군인 등 흡연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예방 사업도 강화될 방침이다.


술에도 건강증진부담금 부과 검토

이번 종합계획에는 담배뿐만 아니라 주류에 대한 규제 강화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는 주류 소비 감소를 유도하기 위해 술에도 건강증진부담금을 새로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는 담배에만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 부과되고 있는데, 이를 주류로 확대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온라인 '술방' 등 음주를 조장하는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규제와 청소년의 주류 접근을 막기 위한 감시도 강화될 예정이다.

'서민 증세' 비판과 사회적 합의 과제

정부의 강력한 가격 규제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담뱃값 인상이 결국 소득이 낮은 서민층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서민 증세'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과거 담뱃값 인상 때마다 세수 확보가 주된 목적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으며, 이번에도 비슷한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담뱃값 인상안이 발표된 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명분과 서민 부담 증가라는 현실 사이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5차 계획에도 담배 및 주류 부담금 인상 방안이 포함됐었지만, 물가 부담과 소비자 반발 등으로 실현되지 못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