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롯데홈쇼핑은 그야말로 두 개의 얼굴을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20년 묵은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붙으며 주주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벚꽃이 만개한 여의도를 배경으로 자체 캐릭터 '벨리곰'을 앞세운 대규모 봄 축제를 열고 있기 때문이다. 살얼음판 같은 경영 환경과 화사한 봄 축제의 극명한 대비는 현재 롯데홈쇼핑이 처한 복잡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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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묵은 갈등의 재점화: 태광그룹과의 정면충돌

롯데홈쇼핑의 내부 갈등은 2대 주주인 태광그룹과의 해묵은 경영권 분쟁에서 비롯된다. 2006년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 인수전부터 시작된 두 그룹 간의 갈등은 최근 롯데홈쇼핑 이사회 구성 변경을 계기로 다시 폭발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월 13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였다. 롯데홈쇼핑의 최대 주주인 롯데쇼핑(지분 53.49%)은 기존 '롯데 5명, 태광 4명'으로 유지되던 이사회 구도를 '롯데 6명, 태광 3명'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이사회 특별결의 안건까지 롯데 측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리자, 지분 45%를 보유한 태광그룹은 '20년간 유지된 견제와 균형이 깨졌다'며 즉각 반발했다.


태광 측은 이번 이사회 재편이 롯데 계열사에 대한 부당 지원을 노골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롯데쇼핑의 자회사인 한국에스티엘의 잡화 브랜드 '사만사 타바사'의 재고 처리를 위해 3월 한 달간 20회에 달하는 무리한 방송을 편성했으며, 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에 최근 5년간 약 1,560억 원 규모의 물류 업무를 수의계약으로 몰아줬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태광 측은 지난 1월 이사회에서 부결된 롯데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승인 안건에도 불구하고 롯데홈쇼핑이 위탁 상품 판매를 지속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태광산업은 김재겸 대표이사의 사퇴를 요구하며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한 상태로, 양측의 갈등은 법적 공방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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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의 반박: "정상적 경영활동 방해 의도"

롯데홈쇼핑은 태광그룹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며, 회사 경영을 방해하려는 의도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있다. '사만사 타바사' 브랜드의 경우, 최근 3년간 주문액이 연평균 37% 신장한 우량 브랜드이며 방송 회당 주문 건수도 다른 브랜드 대비 2배가량 높다는 것이 롯데 측의 설명이다.


또한, 롯데글로벌로지스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서는 배송업체 계약은 경쟁입찰 방식으로 운영되며 CJ대한통운이 50% 이상의 물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롯데홈쇼핑은 계열사 간의 거래가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문제없이 종결된 정상적인 사업 구조임을 강조하며, 근거 없는 주장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재겸 대표이사의 재선임 역시 적법한 절차에 따른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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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 만개한 벨리곰, 여의도를 물들이다

이처럼 날 선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롯데홈쇼핑은 대외적으로는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상반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현재 서울 여의도 윤중로 일대에서 열리는 '2026 여의도 봄꽃축제' 현장에는 롯데홈쇼핑의 자체 캐릭터 '벨리곰'이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4월 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 롯데홈쇼핑은 대형 벨리곰 조형물 전시와 함께 포토 부스, 팝업 스토어, 벨리곰 행진 퍼레이드 등 다채로운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이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다. 내부의 시끄러운 잡음과는 별개로,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며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롯데홈쇼핑은 여의도 축제 이후 광주 등 다른 지역으로 벨리곰 전시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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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최대 쇼핑 행사 '롯쇼페'로 위기 정면 돌파

벨리곰 행사와 더불어 롯데홈쇼핑은 4월 1일부터 12일까지 상반기 최대 쇼핑 행사인 '롯쇼페(롯데홈쇼핑 페스타)'를 진행하며 본업인 유통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해로 3년 차를 맞은 '롯쇼페'는 '셀럽처럼 사는 4월'이라는 콘셉트로 최유라, 이유리 등 유명인이 참여하는 고객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었다.

행사 기간 동안 총 12억 원 규모의 쇼핑 지원금을 지급하고 방송 상품 구매 시 결제 금액의 12%를 적립해 주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라이브 커머스 '엘라이브'를 통해 롯데백화점 인천점에서 현장 생방송을 진행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처럼 롯데홈쇼핑은 안으로는 경영권을 둘러싼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면서, 밖으로는 캐릭터 축제와 대규모 쇼핑 행사를 통해 고객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이중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첨예한 갈등 국면이 향후 롯데홈쇼핑의 경영 안정성과 기업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한 현재의 위기를 딛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계속해서 얻어 나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