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5일, 오늘은 제81회 식목일입니다. 한때 ‘빨간 날’로 기억되던 이날은 이제 법정기념일로서 그 의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공휴일의 지위는 잃었지만,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지금, 식목일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식목일은 왜 4월 5일일까?

식목일이 4월 5일로 지정된 데에는 여러 역사적, 계절적 배경이 있습니다.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룬 날(음력 2월 25일)과 조선 성종이 선농단에서 직접 밭을 갈며 풍년을 기원한 날(음력 3월 10일)을 양력으로 환산하면 바로 4월 5일입니다. 이처럼 민족사적으로 의미 있는 날일 뿐만 아니라, 24절기 중 하나인 청명(淸明)을 전후하여 날씨가 맑고 화창해 나무 심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황폐해진 산림을 복원하자는 취지로 1946년에 처음 제정되었고, 1949년 대통령령으로 공휴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후 1960년 잠시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이듬해 부활하는 등 변화를 겪었지만, 2006년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휴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다시 공휴일에서 제외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리가 나무를 심어야 하는 진짜 이유: 숲의 공익적 가치

그렇다면 우리는 왜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어야 할까요? 단순히 상쾌한 공기를 마시고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는 것 이상의 이유가 있습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무려 259조 원에 달하며, 이는 국민 1인당 연간 499만 원의 혜택을 받는 것과 같습니다.

숲이 우리에게 주는 공익적 기능은 매우 다양합니다.

* 온실가스 흡수 및 대기 정화: 숲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거대한 공기청정기 역할을 합니다. 나뭇잎은 미세먼지를 비롯한 각종 대기오염물질을 흡착하여 공기를 깨끗하게 만듭니다.
* 수원 함양 및 수질 정화: 숲은 스펀지처럼 빗물을 저장했다가 서서히 흘려보내 홍수와 가뭄을 조절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천연 정수기입니다.
* 토사유출 및 산사태 방지: 나무뿌리는 흙을 단단하게 잡아주어 비가 올 때 토사가 흘러내리는 것을 막고 산사태와 같은 재해로부터 우리를 보호합니다.
* 생물다양성 보전: 숲은 수많은 야생동물의 서식처를 제공하며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기반이 됩니다.
* 산림 휴양 및 정서 함양: 울창한 숲은 쾌적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피톤치드와 같은 물질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주며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유합니다.

이처럼 숲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존재이며, 나무를 심는 것은 이러한 혜택을 미래 세대까지 이어지게 하는 소중한 투자입니다.


2026년, 다시 시작되는 희망의 나무 심기

올해 제81회 식목일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는 희망의 나무를 심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산림청은 대형산불 피해지였던 경북 안동에서 '제2의 산림녹화 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나무 심기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이 행사에는 공공기관, 기업, 학생 등 370여 명이 참여해 헛개나무 4800그루를 심으며 치유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청주시는 상수리나무를 심어 지속가능한 산림자원 조성을 목표로 하는 식목 행사를 열었고, 경기도는 안산시화 쓰레기 매립지를 생태공원으로 탈바꿈시키는 '새로숲 경기지방정원'에서 기념행사를 가졌습니다. 의정부시는 방치되었던 불법경작지를 시민들을 위한 '힐링 정원'으로 조성하는 나무 심기 행사를 진행했으며, 장흥군은 옛 교도소 부지에서 반려식물을 심고 업사이클링 예술 활동을 결합한 이색적인 식목일 축제를 개최했습니다. 이 외에도 국립군산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자체적인 식목 행사를 통해 그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내 나무 한 그루, 어떻게 심고 가꿀까?

식목일을 맞아 직접 나무를 심어보고 싶다면 몇 가지 기본적인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 나무 심기 좋은 시기: 일반적으로 나무는 이른 봄 얼었던 땅이 풀리고 나무의 눈이 트기 전에 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보통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가 적기이지만, 남부지방은 2월 하순부터, 강원도와 같은 중부 내륙지방은 4월 하순까지도 가능합니다.
* 올바른 나무 심는 방법:
1. 묘목의 뿌리 부분보다 1.5배 정도 넓고 깊게 구덩이를 팝니다.
2. 구덩이에 부드러운 겉흙을 먼저 채워 넣습니다.
3. 묘목의 뿌리를 잘 펴서 곧게 세운 후, 흙을 2/3 정도 채웁니다.
4. 묘목을 살짝 위로 잡아당기면서 흙을 밟아 뿌리와 흙이 잘 밀착되게 합니다.
5. 나머지 흙을 지면보다 약간 높게 덮어준 후, 물을 충분히 줍니다.
6.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주변에 낙엽이나 풀을 덮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식목일, 단순한 기념일을 넘어 일상 속 실천으로**

기후 위기 시대에 나무 심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나무 한 그루는 연간 약 10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이는 기후를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물론, 나무를 심는 것만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아닙니다. 무분별한 나무 심기는 오히려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으며, 이미 존재하는 숲을 잘 보존하고 가꾸는 것 또한 나무 심기만큼 중요합니다.

2026년 식목일, 공휴일은 아니지만 그 의미를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볼 때입니다. 거창하게 산에 나무를 심지 않더라도, 작은 화분에 반려 식물을 키우거나, 우리 동네 숲과 나무에 관심을 가지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작은 실천이 모일 때, 숲으로 행복한 대한민국, 더 나아가 건강한 지구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